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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 펫코노미 온다"…반려동물 전세기 여행·전원주택도 등장

신수현 기자
입력 : 
2021-07-12 17:51:32
수정 : 
2021-07-13 07: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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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구 1500만명 육박하자
사료·의료 넘어 전방위 진화
2027년 시장규모 6조 넘을듯

요트투어·바비큐 파티도 나와
보험·상조·장례 서비스 봇물
반려견 특화설계 아파트 눈길
◆ 쑥쑥 크는 펫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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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의 한 애견동반 카페에서 손님과 반려견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왼쪽). 반려동물 전문 여행사 '펫츠고트래블'과 하이글로벌그룹 항공사 '하이에어'가 공동 기획한 전세기 무착륙 관광 비행에 탑승한 강아지. [사진 = 신수현 기자·하이에어 제공]
지난 3월 19일 오전 김포공항. 코로나19 여파로 활기를 잃어가던 공항이지만 이날만큼은 반려인(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22명과 반려견 16마리로 북적였다. 이들은 반려동물 전문 여행사 '펫츠고트래블'과 하이글로벌그룹 계열사인 소형 항공사 '하이에어'가 손잡고 공동 기획한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김포~울릉도 전세기 무착륙 관광 비행'에 참여하는 승객들이었다. 반려인과 반려견이 비행기 좌석에 함께 앉아 김포~울릉도 상공을 비행하는 상품으로,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 전세기가 운항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태규 펫츠고트래블 대표는 "당시 20~40대 승객이 많았는데 혼자 반려견을 데리고 온 청년도, 반려견 1마리와 같이 온 중년의 엄마와 30대 딸도, 반려견과 같이 온 부부도 있었다"며 "반려견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행 상품이 또 언제 출시되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애완동물을 평생 같이 사는 '반려' 동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 연관 사업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는 2017년 2조3322억원에서 지난해 약 1조원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면서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가 2027년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604만가구로 전체에서 29.7%를 차지했다. 반려인은 1448만명으로, 반려인 1500만명 시대가 임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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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가구가 많아지면서 사료·의료 중심이었던 반료동물 산업이 여행, 금융, 정보기술(IT), 부동산·건설업계, 유통업계 등 다방면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서울 인근 유명 애견카페는 주말만 되면 강아지를 동반한 가족·연인으로 넘쳐난다. 일부 카페는 보잘것없던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아 '지역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여행산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암흑기를 겪고 있는 것과 달리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여행업은 오히려 성장에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여행사 하이엔젤라이프는 이달 말 승객 1명당 반려견 1마리와 함께 전세기 하이에어를 타고 통영에 가서 2박3일간 여행하는 상품을 내놓는다. 통영 한산 마리나리조트에서 반려견과 투숙하고, 통영에서 반려견과 요트를 타고 바닷가와 섬 투어를 하며, 바비큐 파티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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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전문 여행사 '펫츠고트래블'과 하이글로벌그룹 항공사 '하이에어'가 공동 기획한 전세기 무착륙 관광 비행에 탑승한 강아지. [사진 출처 = 하이에어]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산업도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2007년 현대해상이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보험을 출시했지만 이 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하지 못하고 주춤했다. 하지만 보험업법 개정으로 지난달부터 반려동물보험, 골프·레저보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소액 단기전문 보험사를 설립할 수 있는 자본금 요건이 일반 종합보험사 요건(300억원)의 15분의 1 수준인 20억원으로 낮아지면서 반려동물보험 전문 보험회사가 등장할 확률이 높아졌다. 금융과 IT를 결합한 반려동물 서비스업도 등장했다. 2019년 설립된 펫핀스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반려동물보험, 카드, 상조, 장례 등 여러 상품을 비교해보고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와 검역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심준원 펫핀스 대표는 "반려동물 돌봄, 중성화 수술, 치매케어 서비스 등을 오는 9월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사들도 반려동물을 위한 새로운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는 2017년 준공된 단독주택 19가구로 이뤄진 반려견 전원주택 단지가 있다. 이 프로젝트를 맡았던 반려견 주택 컨설팅 회사 '반려견주택연구소'의 박준영 대표는 "미끄럼 방지 코팅 처리, 소음을 차단하는 중문 설치와 방음 성능을 강화한 벽체, 산책 후 발을 씻길 수 있는 세족장 등을 마련해 반려견을 키우기에 적합한 단독주택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은 2023년 준공을 목표로 경기 수원시 장안구에 짓고 있는 아파트 단지 '포레나 수원 장안'에 고객이 원하면 팬트리(수납공간)대신 반려견 목욕공간 시설을 넣을 수 있는 옵션을 제공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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