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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위 20% 소득격차 5.23배…4년래 최대 수준

문일호 기자
입력 : 
2022-04-05 17:57:56
수정 : 
2022-04-06 09: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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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금융생활 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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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이 저소득자들에게 집중됐지만 이들의 소득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자들은 전염병 사태 와중에도 투자한 금융자산에서 수익이 나와 전체 소득이 증가하며 저소득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5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근로자·자영업자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물이다. 작년 가구 월평균 소득은 493만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가구당 소득은 461만원이었고 2019년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몰아친 2020년에는 478만원으로 2019년 대비 1.6% 감소했다가 작년에는 전년 대비 3.1% 증가하며 소득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소득이 많은 사람들은 소득 증가가 뚜렷한 반면 저소득자들은 오히려 소득이 감소하며 양극화가 극심해졌다.

2021년 기준 5구간(상위 20%·948만원)은 2020년보다 5.9%, 4구간(상위 20∼40%·583만원)은 4.7% 소득이 늘었다. 반면 저소득자인 1구간(하위 20%·181만원)과 2구간(하위 20∼40%·305만원)은 각각 소득이 1.1%, 1.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2019년 4.76배, 2020년 4.88배, 작년 5.23배로 점점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금융 지원이 저소득자들에게 집중됐지만 이들은 근로소득 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어서 살림살이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소득 하위 20%에 비해 상위 20%는 근로소득 외 소득이 있는 비율이 더 높다"며 "고소득자들은 부동산 임대소득, 금융소득을 보유한 비율이 높게 나타난 반면 저소득자들은 정부 지원금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보유자산 차이도 10배로 벌어져…집값 폭등·주가상승 영향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부동산을 포함한 전체 자산 격차가 10배까지 벌어졌다. 고소득자가 주로 보유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며 이들이 가진 자산 가치가 평균 가구의 2배 수준을 넘어섰다. 5일 신한은행 '2022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구의 평균 보유 자산은 5억1792만원으로 조사됐다. 2020년보다 11.8% 늘었으며 처음으로 5억원을 넘어섰다.

고소득자들의 자산은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상위 20%의 자산은 평균 10억3510만원으로 2020년보다 1억2586만원 불어났다. 하위 20%의 자산은 지난해 1억2254만원으로 전년 대비 1913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구 자산 가운데 종류별 비중은 부동산이 79.9%로 가장 컸다. 금융자산과 기타 실물자산은 각각 13.8%, 6.3%였다. 2020년과 비교하면 1년 새 부동산 비중(78%→79.9%)은 늘고, 금융자산(14.7%→13.8%)은 줄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른 반면 한국 주식 등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았다"면서 "총자산 중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며 해당 자산 비중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구의 부동산 평균 보유액은 4억1386만원으로 전년보다 21.1%나 뛰었다. 계층 간 부동산 자산 격차도 커졌다. 상위 20%의 부동산 보유액은 12억2767만원으로 전년 대비 24.5% 급증했다. 그러나 하위 20%의 보유액은 18.3% 줄어든 490만원으로 나타났다.

빚 부담은 공통적으로 커지고 있다. 부채를 가진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은 1억164만원으로 1년 새 16.1% 늘었다. 이는 부채 보유 가구의 월평균 소득(521만원) 대비 20배에 이른다. 고소득층의 부채 증가율이 더 높았지만 이들의 자산이 더 크게 불어나 리스크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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