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신교인 '기독교'에 관심 없다

비개신교인 '기독교'에 관심 없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2022 개신교인 인식조사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평등의식 조사'
30대 이하에서는 80%가 기독교에 무관심..."한국교회, 차별과 혐오 부추킨다"고 인식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1월 13일(금) 16:35
기독교에 대해 비개신교인 73.1%가 관심이 없다고 답했고, 30대 이하는 무려 80%이상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한국교회가 사회의 차별과 혐오를 부추긴다'고 응답해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경제적 삶의 수준에 대해서도 경제적으로 '하층'(하+중하)에 속한다는 답도 개신교인 46.7%, 비개신교인 47.3%로 거의 차이가 없다.
비개신교인 대부분이 '한국교회가 사회의 차별과 혐오를 부추긴다'고 응답해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김영주)이 지난 12일 발표한 2022 개신교(기독교)인 인식조사,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평등의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 문제가 '심각하다(약간+매우)'고 개신교인 77.7%, 비개신교인 80.0%가 동의했지만 비개신교인 66.2%는 '교회가 차별과 혐오를 부추긴다'고 생각했다. 이 가운데 4명 중 1명(25.2%)은 '매우 부추긴다'고 답했다.

기독교에 대해 비개신교인 73.1%가 관심이 없다고 답했고, 30대 이하는 무려 80%이상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이 밖에도 한국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이 높다'는 응답은 7.1%에 불과했고 '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도 1.2%에 그쳤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이미지에 대해서는 78.1%가 '불공정하고 불투명'이라고 답했고 한국교회의 포용성은 '배타적'이라는 응답이 63.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기독교인의 사회적 이미지 역시 61.6%가 '(비기독교인들과 비교했을 때)특별히 다르지 않다'고 했다.

'한국 내 평등에 대한 전반적인 의식'을 주제로 시행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 개신교인의 경우 정치적 성향은 물론 불평등의 시대적 문제에 대한 인식 및 평등 감수성이 비개신교인들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좀 더 권위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 경제 사회 분야 평등의식'을 살펴보면 개신교인 81.2%와 비개신교인 85.2%가 '한국 정치가 모든 계층,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평등하게 대변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무려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개신교인 81.2%와 비개신교인 85.2%가 '한국 정치가 모든 계층,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평등하게 대변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낙태문제에 대한 인식
동성 결혼에 대한 찬반의견.
타자에 대한 거리낌 혹은 타자에 대한 포용성을 살피는 조사에서는 개신교인(79.7%)과 비개신교인(80.4%) 모두 '노숙자'를 꺼리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와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충실히 보호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10명 중 6명이 '그렇지 않다'(전혀+별로)라고 답해(개신교인 58.4%, 비개신교인 59.4%) 정부에 대한 불신은 종교 유무에 상관없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치 성향에 따라서 보수 성향 응답자 중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가 39.6%인데 반해 진보 성향 응답자는 81.6%로 정부에 대한 옹호와 비판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크게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경제적 삶의 수준에 대해서도 경제적으로 '하층'(하+중하)에 속한다는 응답도 개신교인 46.7%, 비개신교인 47.3%로 거의 차이가 없다.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모두) 절반 가까이 자신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식하는 사실은 한국인의 삶에 드리워진 집단적 불안, 물질주의, 경쟁주의, 양극화 등의 그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응답자 3명 중 2명 이상은 '오늘의 한국사회는 새로운 신분제 사회'라는데 동의했다. 개신교인 67.8%, 비개신교인 69.0%로 차이가 거의 없다. 새로운 신분제를 초래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개신교인 46.2%, 비개신교인 48.3%)'불평등한 정치사회 구조'(개신교인 33.2%, 비개신교인 31.4%)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맥락에서 '스펙과 학벌은 (부모의) 돈을 이기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개신교인 75.2%, 비개신교인 79.1%가 동의했다.

사회적 이슈인 낙태문제에 대해서는 개신교인은 '여성의 결정권이 중요' 59.4% '태아의 생명이 중요' 40.6%인 반면 비개신교인은 76.8%와 23.2%로 각각 응답해 차이를 보였다. 또 개신교인은 여성의 63.6%가 비개신교인은 여성의 83.8%가 '여성의 결정권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동성간 결혼 제도에 대해서 개신교인 80.1%가 비개신교인은 57.7%가 '반대'해 비개신교인이 개신교인 대비 찬성률(개신교인 19.9%, 비개신교인 42.3%)이 높았다.

한편 타자에 대한 거리낌 혹은 타자에 대한 포용성을 살피는 조사에서는 개신교인(79.7%)과 비개신교인(80.4%) 모두 '노숙자'를 꺼리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70세 이상의 노인을 꺼린다는 응답(개신교인 14%, 비개신교인 15.8%)이 가장 낮았다. 성소수자를 꺼리는 태도는 개신교인(39.9%)이 비개신교인(31.9%)보다 높았다. 오히려 개신교인에게서 성소수자와 장애인에 대한 거리낌(37.2%)이 비슷한 응답률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국사회의 평등에 대한 감수성을 발표한 송진순 교수(이화여대 외래)는 "성서에서 장애인이나 병자에 대한 차별 없는 가르침에도 장애인에 대한 거리낌이 성소수자에 대한 거리낌과 유사한 응답률을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개신교인 88.3%, 비개신교인 89.4%) 대부분 장애인 이동권의 불평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장애인 시위를 반대하는 것이 장애인 차별은 아니다'고 개신교인 51.7%, 비개신교인 53.1%가 응답해 양쪽 모두 이동권 시위에 대해서 다소 엄격한 모습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의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2000명이 온라인 설문으로 참여했으며, 표본오차는 95%에 신뢰수준은 ±3.1%이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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