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가족종교화 전락 우려 된다"

"기독교, 가족종교화 전락 우려 된다"

안산제일교회, '크리스천 중고생의 신앙생활에 관한 조사연구 세미나' 개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6월 20일(일) 17:54
최근 기독 청소년 의식조사에서 청소년과 청년 등 젊은 층에서 전도가 이뤄지지 않아 새로운 신자가 유입되지 않고, 기독교가 가족 종교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칫 끼리끼리의 종교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18일 안산제일교회(허요환 목사 시무)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한국교회연구원(이사장:채영남)과 공동 주관으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진행한 '크리스천 중고생의 신앙생활에 관한 조사연구 세미나'에서 보고됐다.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전국 크리스천 중고생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8~23일 온라인으로 조사된 이번 조사는 목회데이터연구소에 의뢰되어 기독 청소년들이 코로나19 기간 중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들의 신앙 활동 및 인식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를 파악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다음세대 전략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를 위해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서 '교회를 처음 나온 시기'를 묻는 질문에 모태신앙이 60.4%이며, 중학교 이전에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비율이 94.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9년 조사된 조사결과에서 모태신앙이 50.8%, 중학교 이전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비율로 응답한 90.2%보다 더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세미나에서 '기독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탐구'를 주제로 발제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는 "긍정적인 면에서는 가정 안에서 기독교 신앙이 잘 전수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반면, 새로운 신자가 유입되지 않고, 기독교가 가족 종교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칫 기독교인들 끼리끼리의 종교가 될 수 있어 확장성 면에서 우려가 된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하루 중 신앙생활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28.4%가 '하지 않는다', 24.3%가 '5분 이내'라고 답해 응답 청소년의 절반 정도가 일상생활 중 신앙생활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원의 확신'을 묻는 질문에는 48.9%가 '있다'라고 대답했다. 지난 2014년 타 신문사 조사에서 나왔던 결과인 59.9%에 비교하면 10% 정도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이에 대해 학생들의 신앙 수준이 하락한 것인지 구원의 확신을 덜 강조하는 교육 방식의 변화 때문인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학생예배 드리는 비율 줄어



'지난주 주일예배 형태'를 묻는 질문에는 43.7%가 '출석하는 교회에 가서 드렸다', 23.9%가 '출석하는 교회의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고 답했다. 예배를 드리지 않은 경우도 20.2%에 달했다. 이 질문에 대한 조사결과를 더 깊이 들여다 보면 교회 규모가 100명 이하인 경우 54.5%, 중고등부 학생이 10명 이하인 경우 51.4%가 현장예배를 드렸다고 응답해 작은 교회에서 현장예배를 드린 경우가 더 많았다. '출석교회 온라인예배'는 부모가 비개신교인 학생의 경우보다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교인인 가정의 학생에서 더 많이 드린 것으로 나타나 온라인 예배 참석에도 부모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예배를 드리는 수도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주 어른 예배를 드렸는지 학생 예배를 드렸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학생예배를 드린 경우'가 59.6%, 어른 예배를 드린 경우가 40.4%였다. 소형교회나 중고등부 학생이 적은 경우는 중고등부 예배를 따로 드리지 않는 경우가 많고, 코로나19의 여파로 2019년 조사보다는 학생예배를 드린 비율이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어른예배를 드린 학생 5명 중 2명(40.7%)은 '학생예배가 없어서'라고 답했으며 16.8%는 '부모님과 같이 드리고 싶어서'라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60%에 가까운 학생들이 학생예배가 있음에도 어른예배를 드렸고, 그 이유로 '학생예배가 재미없어서', '학생예배를 드리면 공과공부를 해야 해서' 등을 꼽아 학생예배에 대한 호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온라인 예배 거부감 적어



온라인 예배를 드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인 58.0%가 '코로나 감염이 우려'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 '교회에서 현장예배를 운영하지 않아서(19.2%)', '온라인 예배가 편해서(12.8%)'의 순으로 응답했다.

온라인 예배시 활용 기기를 묻는 질문에는 44.9%가 PC, 35.5%가 모바일 기기(핸드폰, 아이패드 등), 19.6%가 TV라고 응답, 대부분 개인용 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예배는 '혼자' 드리는 경우가 40.1%, 60% 경우는 형제/자매나 부모와 함께 드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방송/가정 예배의 현장예배 대비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32.6%가 '현장 예배보다 만족하지 못했다'라고 응답했으며, 2/3가량은 온라인 예배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현장예배와 비슷 46.7%, 현장예배보다 오히려 좋음 20.7%)을 해 온라인예배에 대한 청소년들의 거부감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예배의 만족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어떤 곳에서든지 예배 드릴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63.1%, 그 다음은'교회 오고가는 시간과 비용이 들지 않아서' 26.0%, '가족이 함께 드릴 수 있어서' 6.0%의 응답이 나왔다.

지난 주일 예배 드리지 못한 이유(복수 응답)를 묻는 질문에는 '공부/과외/학원 때문에'라는 응답이 50.2%, '코로나19로 학생예배 운영하지 않아서' 30.5%, '늦잠을 자서' 30.2%의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예배방식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온라인 예배나 가정예배로도 드릴 수 있다'는 응답이 57.9%, '주일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는 응답은 24.8%였다.



#공과공부 방식 대체로 만족



현재 공과공부 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온라인으로 한다'는 응답이 27.4%, '하고 있지 않다' 27.0%, '온·오프라인 병행' 23.8%, '오프라인' 21.7%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에서 공과공부를 위해 제공하는 것으로는 '줌이나 단체카톡방' 51.3%, '유튜브나 SNS 등 통해 공과에 대한 동영상 제공' 42.1%, '집으로 공과교재 보내줌' 23.1% , '밴드나 SNS 등을 통해 과제 내주고 확인' 17.4%라고 응답됐다. 또한, 교회에서 제공하는 것들에 대한 만족도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종식후 주일예배 형태 예상을 묻는 질문에는 '예전과 동일하게 교회에 출석'이 67.5%로 가장 높고, '온라인 예배 중심으로 예배 드릴 것' 10.5%, '현장·온라인예배 병행' 10.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정 정도 현장예배에서 이탈할 우려를 보이고 있으나 온라인 예배를 드리겠다는 응답이 20% 정도 나온 것을 감안하면 온라인 예배에 대한 지속적인 운영을 통해 청소년들이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교회-가정 연계 더욱 중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교)는 "이번 코로나 사태 때 중소형 교회의 청소년부가 온라인을 통한 예배나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관계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교단이나 대형교회에서 이에 대한 지원으로 다양한 미디어 교재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온라인 예배가 확산되면서 가족 종교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새신자, 진급자 관리를 통해 청소년부의 확장성 및 이탈 방지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청소년들이 가정예배로 유입되고,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교회와 가정을 연계한 패러다임의 변화와 더 나아가 교구 편성의 유연성까지 고민해야 될 시기"라며, "이는 교회학교가 보다 유기적으로 가정과 교사, 부모, 학생과 연계하는 구조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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